[Review] 블루투스 이어폰 리뷰(엠지텍 MB-W2000)

사건의 발단

아주 잘 쓰던 블루투스 이어폰은 엠지텍의 MB-E80이었다. 요새 나오는 이어폰에 비하면 끊김도 잦고, 배터리도 빨리 닳지만 아주 잘 썼다. 코드리스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기기를 험하게 쓰는 내가, 일 년에 하나씩밖에 안 쓴 거면 말 다했다고 본다. 내구성 굿. ^^

아무튼, 엠지텍 이어폰의 만족도가 높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기어아이콘X2018을 사려고(노트8과의 조화가 좋대서) 준비 중이었다. 쓰고 있는 친구들 이어폰 뺏어서 듣기도 하고, 가격 추이를 보고 있었는데… 세상에, 왜 새 제품을 낸 거야? 세상에, 옥션이랑 지마켓에서 할인을 하네? 세상에, 어떡하지? (이유 없이 샀는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멀쩡하던 이어폰 한쪽이 나간 건 유우머. W80 안녕…ㅠㅠ)


뭘 어떡해, 질러야지.

기어아이콘X 2019가 나오면 정말 억울할 것 같아서 그냥 질렀다. 8일에서 9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질렀는데 토요일인 10일, 오늘 배송 완료됨. 배송 엄청나게 빠르다.

배터리는 90%정도 충전되어 있었던 듯? 디자인은 나쁘지 않았는데 마감 만족도는 별로. 케이스 버튼을 눌렀을 때 반자동으로 뚜껑이 열리는 게 아니고, 다른 손으로 잡고 열어야 한다. 플라스틱이라 쓰다가 깨지면 어떡하나 걱정도 됨. 추가적으로 준 케이스는 더 심하다. ㅋㅋㅋ 들고 다녀도 되는 거 맞아?


W2000, 선택의 이유는?

간단하게 정리 가능하다.

  • 배터리 시간이 길다. (하루 5~6시간 사용 기준, 기본 케이스로 30일 사용 가능. 사은품인 미니 케이스는 두 번 완충 가능.)
  • 마이크가 양쪽에 있다. (기존에 쓰던 W80은 한쪽에만 있어서 불편했음.)
  • 빅스비 사용 가능.
  • 블루투스 5.0

음질이야 뭐, 듀얼DAC 적용이라고 해도 블루투스 이어폰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고 구매했다. (막상 써 보니 음질도 굉장히 좋음.) 그 외에, 케이스가 블루투스 스피커가 된다는 것도 특이했음!


단점은 뭐야?

  • 외부 소음 듣기 기능이 없다.
  • 페어링이 불편하다.
  • 케이스에서 뺐을 때, 자동 ON 기능이 없다.
  • 케이스 마감이… 좀 그래.
  • 양쪽 출력 중 페어링을 끊고 한쪽만 끄는 기능이 없다.
  • 언제적 5핀 케이블입니까. ㅠㅠ

특히 페어링이 너무 불편했다. 설명서도 불친절(-_-)… 다음의 방법을 참고하세요.


이어폰 등록하기

1. 양쪽 이어폰 등록하기

  1. 이어폰 양쪽을 귀에 넣고, 동시에 가운데 버튼을 꾸욱 누른다.
  2. 띠링 소리와 함께 두 이어폰이 연결된다.
  3. 핸드폰에서 블루투스로 W2000을 선택하여 연결한다.

2. 한쪽 이어폰만 사용하기

  1. 왼쪽이나 오른쪽 이어폰을 켠다.
  2. '페어링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무시한다.
  3. 연결을 원하는 기기에 블루투스로 연결한다.

이때, 다른 쪽 이어폰을 켜면 띠링 소리와 함께 두 이어폰이 연결되며 동시 출력이 시작된다. 나의 경우, 등록한 기기의 이어폰 이름에 왼쪽은 L, 오른쪽은 R을 붙여 주었다.


음질을 비교해 볼까?

일단, 나는 EQ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노트8에서 지원하는 '서라운드 모드’와, 멜론 EQ의 '곡마다 적합하게 조정’을 선택한 상태에서 비교해 보았다.

  • MB-E80

    • 저음 위주의 베이스 쩌는 이어폰이라고 했는데, 동의할 수 없음.
    • 어떤 음역대가 튀거나 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음원을 깎아내는 듯한 소리.
    • 나쁘진 않지만 굳이 이 모델을 지금 살 이유는 없을 듯. (비슷한 가격에 더 좋은 것 살 수 있다.)
  • 노트8 번들 이어폰

    • 처음에 듣고 놀람. 번들 이어폰인데 음질이 좋아서.
    • 베이스의 둥둥거림 없음. 오히려 고음역대가 잘 들림.
    • 전반적으로 음표에 샤픈 효과(…)를 준 것 같은 소리. MR과 voice가 분리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쨍쨍한 느낌이 강하다.
  • MB-W2000

    • 음질 자체는 나쁘지 않음.
    • E80과 비슷하게, 전반적인 음을 플랫하게 출력한다.
    • 노트8 이어폰과 다르게, 베이스 쪽에 더 중점을 둔 것 같은 느낌.
    • 그래서 음표에 샤픈 효과(?)를 준 것 같은 느낌 대신, 고음도 부드럽게 처리되는 특징이 있음.
  • 블루투스 스피커(이어폰 충전 케이스)

    • 샤오미 블루투스 스피커(직사각형의 국민 스피커)와 비교했을 때, 더 선명하게 들린다.
    • 기대 안 하고 들으면 오? 싶은데,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을 듯. 호불호가 갈리는 사운드.
    • 이상하게 W2000과 특징이 완전 반대다. 얘는 노트8 번들 이어폰에 근접한 사운드를 보인다.
    • 블루투스 연결 범위가 짧다. 10m 내외?

결론

약 13만 원? 을 주고 산 기기. 마감이 드라마틱하게 좋거나, 음질에 눈이 휘둥그레지진 않지만 '오? 생각보다 정말 괜찮은데?'의 반응을 하게 하는 이어폰이다. 아, 이번에는 사치 좀 부리려고 했더니 또 가성비 좋은 기기를 사고 말았어! 이렇게 된 이상, 내년에 핸드폰을 노트10으로 바꾸고 기어아이콘X 2019를 사은품으로 노린다.(?)
16까지 주고 사고 싶진 않고, 10만 원 초반대 가격이라면 충분히 노릴 만한 기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몇 년은 잘 부탁한다, 이어폰아! ^^;; 제발 오래 함께하자!

P.S. 1) 여행갈 때마다 블루투스 이어폰 충전하랴, 보조배터리 충전하랴, 휴대 전화 충전하랴 정말 바빴는데 블루투스 이어폰은 충전할 필요가 없어짐. 핵이득!
P.S. 2) 회사에서는 꼭 유선 이어폰을 사용했는데(배터리 문제) 이제 그럴 이유도 없어짐. ^^ 핵이득!
P.S. 3) 음악을 사랑하고 많이 듣는 헤비리스너입니다. 음악인은 아닙니다. 막귀라고 믿었으나, 음질을 구분할 줄 아는 걸 보니 막귀는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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