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열정의 배신(하고 싶은 일만 하면 정말 행복해질까)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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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업의 본질’에 대한 탐구 끝에 얻은 일의 절대 원칙
열정을 따르는 대신, 열정이 당신을 따르게 하라!

자신이 꿈꾸는 일, 좋아하는 일은 천직처럼 따로 있으며, 그 일을 찾으면 저절로 행복해지고 성공한다는 이른바 ‘열정론’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 칼 뉴포트는 “열정을 따르라”는 조언이 틀렸을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단언한다. 이 오랜 믿음은 사실 결함투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초에 열정을 품고 있지 않으며, 또 열정은 일을 사랑하게 되는 법과도 무관하다. 오히려 이를 맹신하다가는 현실의 벽에 부닥쳐 실패하기 십상이다.

“열정을 따르지 마라”는 대원칙을 입증한 후 뉴포트는,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일을 사랑하게 되는가’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 벤처 투자자, 프리랜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방송작가, 코미디언, 기업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뮤지션, 과학자, 고고학자 등 다양한 직업에서 큰 만족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는 또 다른 중요한 3가지 원칙을 발견해 낸다.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실력을 쌓아라” “지위보다 자율성을 추구하라” “작은 생각에 집중하고, 큰 실천으로 나아가라”가 바로 그것이다.

이상의 4가지 원칙이야말로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주는 핵심 전략이다. 저자는 이런 큰 원칙들 아래 ‘커리어 자산을 쌓아라’ ‘장인 마인드셋을 갖추어라’ ‘자율성을 추구하되 함정에 빠지지 마라’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낼 일을 하라’ ‘사명감을 갖춰라’ ‘의식적 훈련에 매진하라’ ‘작은 도전에 승부를 걸어라’ ‘자신을 마케팅하라’ 등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다채로운 인물의 경험담과 연구 자료를 통해 그런 방법들을 실제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세세히 설명하면서 매력적인 커리어를 성취하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예스24 제공


리뷰

하고 싶은 일만 하면 정말 행복해질까?

궁금했다. 요즘의 내가 버거워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서, 재능이라곤 애매한 재능밖에 없는 것 같아서, 하고 싶은 일만 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평소 잘 읽지 않는 자기계발서가 눈에 들어왔다는 건 생각보다 더 큰 격변의 시기를 보내는 중임을 증명하는 게 아닐까.

바쁘다. 의도해서 벌인 일과, 의도하지 않았지만 생겨난 일들이 혼재한다. 나는 생각보다도 더 도태된 인간이었고, 이 알을 깨려 하는 노력이 올바른 방향의 노력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냥, 과거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버텨냈고, 버티다 보면 지나갔기에 또 버티고 있었을 뿐이다.

내 자신을 나약하다고 생각했다. 남들은 너무 열심히, 열정적으로, 잘 사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내가 제일 못났는데, 그래서 나아가야 하는데 너무 더뎠다. 습득이 빠르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시간에 쫓기니 느릿느릿한 내가 못내 답답했다.


무엇이든 잘하게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자신만 해도 라디오 진행에서 즐거움을 얻기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고 고백하지요. “일을 통해 스스로를 단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실력이 갖춰질 때까지요. 그 기간이 가장 힘든 단계죠.”


우연히 만난 이 책이 나를 위로했다. 그냥 나는 가장 힘든 단계를 지나고 있을 뿐이라고, 반짝거리는 그들 또한 가장 힘든 단계를 거쳤다고 했다. 맞지, 내가 보는 건 그저 결과일 뿐이니까.


그냥 회사에 출근해 시키는 일만 한다면 안데르스 에릭슨이 이 장의 앞부분에서 설명한 대로 정체기 이전의 ‘적당한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겠죠. 의식적 훈련을 통해 이 정체기를 넘어 경쟁자가 거의 없는 영역으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이룬 사람들이 극히 적은 이유는 바로 콜빈이 경고한 대로 의식적 훈련은 대개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죠.


타성에 젖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천천히 멈추는 중이었던 것 같다. 정체기 이전의 '적당한 수준’이라는 문장이 머리를 쿵 쳤다. ‘내 이야기잖아?’ 나의 주요 업무는 '구조 개선’이나, '성능 개선’이 목표가 되어야 할 정도로 안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모든 사람이 알았나 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신규 프로젝트가 툭 떨어진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 프로젝트가 너무 버겁고 힘겨웠다. 즐겁지 않았고, 재미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 하기가 싫었다. 하하! 내가 하고 있던 게 의식적 훈련이라고?


의식적 훈련을 묘사할 때 저는 “한계를 넘어선다”는 표현을 즐겨 씁니다. 제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표현이기도 하죠. 새로운 수학적 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의식적 훈련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럴 때 제 머릿속에서는 육체적 과로와 비슷한 불편함이 느껴지거든요. 마치 제 뉴런들이 새롭게 재배열되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어느 수학자나 인정하듯이 이런 한계를 넘어서는 느낌은 이미 익숙한 기술을 적용할 때의 즐거움과는 전혀 다르죠. 하지만 이 한계 극복 과정이 실력을 키우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점 또한 모든 수학자들은 인정합니다.


위 문장을 읽으며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영상이 떠올랐다.



심각한 슬럼프를 겪었다던 아이유는 그 슬럼프를 넘어서기 위해 쉼과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그리고 그 도전 너머에 즐거움이 있었다고 한다.


이제 저는 ‘압박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줄 알게 됐죠. 압박감이 주는 불편함을 피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보디빌더가 공들여 근육을 만들 때 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뭔가 제대로 하고 있을 때 느껴지는 신호라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아마 아이유도 이젠 압박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을까? 내가 아이유가 되어 보지도, 그만큼의 성공을 이뤄 보지도 못해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로 보면 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나를 되돌아봤다. 하면 하는대로 실력이 늘고, 해낼 자신감이 있었던 순간엔 일이 재미있었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 나를 정체기 이전의 '적당한 수준’까지 만들어 주었다. 지금 내가 느끼는 압박감은 긍정적인 것이며, 정체된 알을 깨고 나오려는 시도로 인해 생긴 힘듦과 어려움이다. 그렇다면 난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다. 내년의 내가 이 글을 볼 때 '그땐 그랬지, 귀엽네!'의 마음이길 바라며, 이 확신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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